신규 상업시설 성패의 분기점 > 비즈니스인사이트/김인호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비즈니스인사이트/김인호

신규 상업시설 성패의 분기점

페이지 정보

작성자 김인호 비즈니스인사이트 부회장 (inokim0@gmail.com) | 작성일 2021년 09월 13일 URL 복사
카카오톡 URL 복사

본문

 

 

3acdb80de23cea96c62372c0e2e5a635_1631449711_4021.jpg

신규 상업시설이 위험하다. 전국적으로 상업시설이 과도하게 공급되고 있기 때문이다. 초저금리 시대에 많은 수익형 부동산, 즉 상가가 분양되고 있다. 
인터넷과 라디오에 나오는 수많은 상가 광고를 떠올리면 쉽게 감이 올 것이다. 

라디오 광고는 이미 50% 이상을 분양 대행사가 점유한 지 오래다. 시중에 돈이 많이 풀린 상황에서 아파트에 대한 규제가 생기자 상업시설로 돈이 몰리는 현실이다. 

상업시설이 초과 공급되고 있음에도 수요자가 이를 받아주면, 결과적으로 시장에는 혼란이 생길 수밖에 없다. 작금의 상황은 필자의 경험을 비추어 볼 때, 마치 2002년부터 2005년이 다시 재현되는 느낌이다.

수분양자의 피해와 상가의 몰락
동대문 밀레오레의 성공은 상가 열풍을 불러왔다. 용적률을 극대화시켜 소형 매장으로 분할, 판매하는 분양형 쇼핑몰이 곳곳에 등장했다. 그러나 분양 상가의 단기적인 공급 초과 현상으로 2005년부터 분양 쇼핑몰 문제가 발생했다. 

부동산만 아는 디벨로퍼는 무조건 매장을 많이 분할해서 판매하면 그만이었다. 그래서 분양 수익을 위해 보다 높게 건물을 지어 수직형 쇼핑몰을 개발해야 했다. 

상업에 대한 개념이 없는 디벨로퍼는 매장 관리 능력도 당연히 없다. 수분양자와의 이해충돌로 분양 당시에 정했던 층별, 조닝별 MD도 지켜내지 못했다. 결과적으로 ‘굿모닝시티’ 등 수많은 점포에서 ‘먹튀’ 사태가 발생했다. 

먹튀 분양으로 인해 수분양자가 모든 피해를 도맡게 되었다. 수분양자의 피해는 무엇일까? 상가 수분양자 대부분은 본인이 자영 목적보다는 임대 수익을 기대하는 투자형 모델을 취한다. 그런데 이 모델에는 리스크가 상존한다. 

호입지 상권의 상가라도 테넌트의 수급 밸런스에 문제가 생기면 임차인 모집이 힘들기 때문이다. 지금 같은 코로나 위기에는 더욱 그렇다. 

이런 상황에서는 임대료 수입은 고사하고 당해 매장을 매입하기 위해 들어간 금융권에서의 대출 이자 및 텅 빈 매장의 관리비 부담이라는 삼중고를 겪게 된다. 

따라서 이들이 리스크 회피를 위해 각자도생하면서 MD가 망가지는 최악의 상황에 이른다. 결론적으로 수분양자 각자가 단기간의 이익에 집착해서 이합집산하면서 상가의 몰락을 자초하는 것이다.

불광동 쇼핑몰과 문정동 가든파이브
필자는 2005년부터 2017년까지 몰락 위기에 있던 분양 쇼핑몰의 재생에 참여했다. 12년 동안 두 곳의 쇼핑몰을 성공적으로 재생시켜, 수분양자들의 본래 목적인 임대료 수취에 부합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2005년에 참여한 곳은 평균 2평의 구좌를 3천개나 분할해 분양한 곳이었다. 지하철 3호선과 6호선이 교차하는 불광역과 연결되는 지하8층에 지상16층, 연면적 3만평의 건물이다. 

필자가 책임자로 부임했을 때, 지하2층은 ‘하나로 마트’, 11층부터 14층은 CGV가 운영하고 있었다. 하나로 마트의 경쟁자는 국내 최대 매출의 ‘은평 이마트’였다. 디벨로퍼 입장에서 ‘하나로 마트’와 ‘CGV’는 최적 분양을 위한 장치였다. 

3acdb80de23cea96c62372c0e2e5a635_1631449726_1162.jpg
<가든파이브>

또 다른 곳은 문정동 가든파이브이다. 청계천 상인들을 이주시킬 목적으로 서울시가 주관하고, SH가 디벨로퍼로 참여한 곳이다. 

지하5층, 지상11층의 4개동, 연면적 14만 평의 국내 최대 쇼핑몰이다. 평균 7평의 구좌를 5,600개나 분할해서 분양한 곳이다. 당시 입주 수요 예측이 잘못되어 80%의 공실을 보유하고 있었다. 한마디로 ‘귀곡산장’이었다. 

최상층부는 역시 CGV가 운영하고, 수분양자들의 상가 활성화 요구에 편승해서 디벨로퍼인 SH가 1층에 ‘엔터식스’를 입점시켜 운영하고 있었다.  

두 곳 쇼핑몰의 공통점은 몰락의 위기에 있었고, 수많은 수분양자가 혼돈 상태에 있던 점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디벨로퍼가 먹튀를 하지 않고, 재생의 책임감을 갖고 필자를 영입했다는 점이다. 

수분양자를 유혹하는 시설로 하나로 마트, 엔터식스, CGV가 기능을 하고 있었다. CGV는 앞서 불광동에서 5년간의 직영 경험을 통해, 푸드 코트 이외의 다른 MD에 전혀 상관관계가 없음을 파악한 터였다.

 ‘하나로 마트’나 ‘엔터식스’는 상권 내 집객력이 매우 약해서, 그보다 우월한 대상권 집객력을 갖춘 리테일러의 영입이 필요하다고 판단되었다. 

결과적으로 불광동에서는 3,000명의 수분양자와 1년 넘는 교류를 통해 ‘은평 이마트’에 대응할 수 있는 NC백화점에 마스터 리스를 주는 것으로 결정했다. 

이 결정으로 수분양자는 NC백화점으로부터 매출에 상응하는 임대료를 받았다. 그러나 예상외의 손실도 있었다. ‘하나로 마트’를 명도해야 했고, 여기에 수많은 시간과 비용을 투여했다. 

가든파이브 역시 2년 넘게 수분양주들과 교류를 통해, 현대백화점을 입점시켜 임대료를 받는 결정을 하였다. 이 과정에서 ‘엔터식스’를 명도하는데, 또 많은 비용이 투입되었다. 

디벨로퍼나 자산관리를 해야 하는 쇼핑몰 운영사 모두 상가를 이해하지 못한 결과다. 기획부터 개발, 운영, 관리까지 상업시설에 통찰력을 가진 전문가가 참여하지 않으면, 결국 몇 번의 시행착오를 거치는 것이 쇼핑몰의 운명이다. SH조차 조직 내에 상업 전문가가 존재하지 않았으니, 일반 디벨로퍼야 말할 것이 없다.  

3acdb80de23cea96c62372c0e2e5a635_1631449963_8034.jpg
<자료출처=네이버 블로그 digitalhippy>

위기감 고조
작금의 신규 분양 상가로 인한 위기감은 수분양주 9,000명과 인터뷰를 하면서 파악한 필자의 다층적 경험에 근거한다. 위기의 근원은 공급 과잉을 인지 못하는 디벨로퍼이다. 

그들은 자사 물건만을 생각하고, 소자본으로 분양과 오픈 일정에 압박을 받기 때문에 설령 공급과잉을 인지해도 오픈 시기 조절이 불가능한 구조다. 

특히 지가가 매우 높은 서울 강남 곳곳에도 수많은 상가를 공급한다는 점 때문에 시기를 미룰 수가 없다. 물론 이들 상가의 분양가가 상상 이상으로 높은 점도 문제가 된다. 

분양가가 높으면 임대료도 높아질 수밖에 없다. 높은 임대료를 부담할 수 있는 업종은 매우 제한적이어서 테넌트 수급에 무리가 따를 수밖에 없다. 

또 다른 위기는 과잉 공급된 상가에 투자하는 수분양자의 무분별함이다. 초저금리와 연동한 ‘뿌띠 랜드로드’ 즉, 건물은 소유하지 못하지만, 매장이라도 소유해서 임대료 수익을 향유하려는 소박함이 과열 투자로 이어지는 점이다.

‘따박따박’ 임대료가 입금될 것 같은 불편한 진실이 과잉 대출을 부르고, 공실의 공포와 관리비 부담이라는 허탈함을 맛보게 한다. 이렇게 공실을 우려하는 것은 시장의 판도 변화 때문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21년 2분기 세종시의 소규모 상가 공실률은 10.9%이고, 중대형 상가는 20.1%라고 한다. 세종시를 사례로 든 이유는 신도시의 공실률이 기존 도시보다 높은 까닭이고, 최근 분양하는 상가가 대부분 수도권, 신도시 중심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코로나 19 사태로 인한 오프라인 점포의 위기에 편승해 테넌트 리싱 사업이 매우 위축되었다는 점도 지적하고 싶다. 

그나마 2010년대 후반에 광교를 비롯해 신도시에 ‘마스터 리스’ 형태로 쇼핑몰을 운영하는 디벨로퍼가 등장해서 시장의 발전을 위해 매우 고무적이었다. 이는 디벨로퍼가 기획 및 PM(자산관리), FM(건물관리), LM(테넌트 리싱, 매장관리)을 일관적으로 진행하는 시스템이다.

 그러나 음지에 있던 분양 쇼핑몰을 양지로 끌어 올린 이 시스템조차 테넌트의 입점 위축으로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것이 작금의 상황이다. 이런 시장에서 디벨로퍼와 수분양자의 이기심이 합작으로 만들어낸 상가의 공급 과잉이 부를 재앙은 상상하기도 싫다. 

2023년이 되어서야 다시 큰 비용을 들이고 재생을 외칠 것인지, 지금이라도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서 사업을 재정비해야 할 것인지는 디벨로퍼의 몫이다. 지금은 신규 분양상업시설의 성패를 나누는 분기점이 분명하다.   ​

 

 

 

경력사항

  • 現) 성균관대학교 소비자가족학과 겸임교수
  • 現) 비즈니스인사이트그룹 부회장
  • 現) 대한상공회의소 유통산업위원회 위원
  • 現) 연세대학교 생활과학대학원 패션연구과정 초빙교수
  • 前) ㈜코엑스 자문위원 (코엑스몰리뉴얼 프로젝트)
  • 前) 산업자원부 유통산업 마스터플랜 수립 자문위원

FSP 연재

POST
STAND
(주)다음앤큐큐

인터뷰

패션포스트 매거진

65호 65호 구독신청 목차 지난호보기

접속자집계

오늘
2,177
어제
3,759
최대
14,381
전체
2,023,933

㈜패션포스트 서울시 강서구 마곡중앙로 59-11 엠비즈타워 713호
TEL 02-2135-1881    FAX 02-855-5511    대표 이채연    사업자등록번호 866-87-01036    등록번호 서울 다50547
COPYRIGHT © 2019 FASHION POST ALL RIGHTS RESERVED.